뉴스 속의 그 이름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
얼마 전 뉴스에서 안산 성은병원 이야기를 접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기사를 읽었을 때는 그냥 흔한 의료 사고 뉴스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대충 넘겼다. 그런데 이게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왜 그랬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예전에 정신과 상담을 알아보러 다닐 때 이 동네 병원들 리스트를 한 번 쭉 훑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단순히 집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그리고 진료비는 대략 어느 정도인지, 주말에도 문을 여는지 같은 아주 단편적인 정보들만 중요했다. 당시엔 1회 진료비로 대략 3만 원에서 5만 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공공병상 운영이나 위기개입팀 같은 체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전혀 몰랐다. 그냥 병원은 다 비슷하게 돌아가는 곳인 줄만 알았다.
병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막연한 불안감
뉴스를 보면서 새삼스럽게 느낀 건, 우리가 아플 때 찾아가는 병원이라는 곳이 때로는 가장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쪽은 보호라는 명목으로 문이 닫히면 밖에서 내부 상황을 알기가 정말 힘들지 않나. 예전에 지인이 좀 힘든 일을 겪어서 근처 병원을 알아봐야 했을 때, 입원 절차나 강제입원 같은 단어들이 주는 위압감이 상당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엔 24시간 대응체계가 잘 갖춰진 곳을 찾으려 애썼지만, 정작 병원 내부에서 환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그들의 일상이 어떤지는 인터넷 후기 몇 개로는 도무지 파악할 길이 없었다. 그저 ‘치료받는 곳’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시스템의 구멍들이 있다는 게 피부로 느껴지니까 괜히 더 무서워졌다.
수사가 시작되어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장님이 금고형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며, 이게 과연 끝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환자가 추락하는 일이 반복됐다는 건 그만큼 병원 내부의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었다는 뜻인데, 단순히 책임자 한 명에게 죄를 묻는 걸로 해결될 문제인가 싶어서 말이다. 사실 안산 성은병원이나 김포한누리병원 같은 곳들이 경기도의 공공병상 운영 명단에 올라와 있다는 걸 보고 적잖이 놀랐다. 도에서 위기개입팀을 운영하고 관리를 한다고 해도, 실제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일일이 다 들여다보기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수사하기 싫은 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해가 간다. 나도 비슷한 일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어딘가 아픈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고 돌아온다는 건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일이다.
정신건강을 위해 우리가 마주해야 할 현실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치료가 시급한 사람들에겐 이런 병원들도 결국 필요한 시설일 텐데 말이다. 그렇지만 무조건 참거나 견디는 게 답은 아닌 것 같다. 우울증을 겪든 알코올 의존증이 있든, 환자 본인이 자신의 상태를 정말 객관적으로 알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나 역시도 그랬으니까. 내가 그때 느꼈던 신체적 고통이나 죽음의 공포 같은 것들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병원 문 안쪽으로 숨어버리면, 정말이지 그 누구도 내 편이 되어줄 수 없겠구나 싶었다. 결국 내가 내 몸을, 내 마음을 얼마나 더 잘 들여다봐야 하는지, 그 무게감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과 며칠 밤의 고민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도 여전히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안산 성은병원에 대해 묻는 사람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별로 없다. 기사에 나온 사실 관계 말고는 나도 아는 게 없으니까. 그저 병원을 선택할 때 조금 더 꼼꼼히, 단순히 위치나 가격만 보지 말고 어떤 환경에서 운영되는지 한 번쯤 더 고민해봐야 한다는 당연한 소리밖에 못 하겠다.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쉬운 일인가. 정신없이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누가 여유롭게 병원 이력을 다 뒤져볼 수 있을까. 그냥 그런 시스템 자체가 좀 더 투명하고 환자 중심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실현되기 힘든 바람만 남는다. 오늘 밤에도 괜히 이 생각 저 생각 하다가 늦게 잠들 것 같다.

정신과 상담을 알아보면서 단순히 진료비만 생각했던 저의 마음이 한켠에서 계속 찔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