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몸이 좀 안 좋아서 평소 잘 가지도 않던 병원을 기웃거렸다. 예전에는 그냥 동네 내과 가서 진료받으면 끝이었는데, 요즘은 나이가 좀 들어서 그런지 검색창에 증상을 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의료기기통합정보시스템 같은 사이트도 들락거리게 되고, 이게 또 사람을 더 피곤하게 만든다. 그냥 선생님한테 물어보면 될 걸, 굳이 인터넷으로 자문 내용을 찾고 있으니 원 참.
검색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묘한 답답함
솔직히 의료 상담이라는 게 온라인에서 본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더라. 어딘가에서는 전문가들이 나와서 시술법이나 제품을 설명해 준다고 하고, 또 어딘가에서는 외국인들을 위한 의료통역이나 동행 서비스가 잘 되어 있다고 하니까 오히려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머리만 아팠다. 특히 건강보험이 적용되는지 안 되는지 같은 실질적인 정보는 상담원 연결 대기 시간만 길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한 번은 1394번 같은 곳에 전화를 걸어보려다가도, 막상 신호음이 길어지면 ‘그냥 병원 가서 물어보자’ 싶어서 끊어버리게 된다. 이런 게 나만 겪는 건지 모르겠는데, 무언가 확실한 답을 얻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결국 그냥 병원 가서 예약 잡는 것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참 많다.
결국은 병원 문턱을 넘는 게 가장 빠르더라
며칠 전에는 동네에 있는 비교적 큰 병원을 찾았다. 요즘은 의료진 자문단이 따로 운영되기도 한다길래 조금 기대하고 갔는데, 사실 일반 환자 입장에서는 그런 거창한 타이틀보다 ‘오늘 바로 진료가 가능한가’가 훨씬 중요하다. 대학병원급은 아니더라도 꽤 큰 곳이라 그런지 접수대에서부터 사람이 많았다. 대기 시간만 40분이 넘어가니 괜히 왔나 싶기도 하고. 3만 원 정도 하는 진찰료와 검사비가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기다리는 동안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대기실 벽에 붙은 보건의료 홍보물들을 보면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그냥 나이 먹어서 몸이 여기저기 삐걱거리는 거구나 하는 생각만 들더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느끼는 피로감
가끔은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는 게 오히려 독인 것 같다. 어떤 전문의는 이게 맞다고 하고, 또 다른 정보에서는 저게 맞다고 하니 혼란스럽다. 특히 30대 후반 정도 되니까 보장성 보험 가입할 때도 실비가 어쩌고 하면서 비교할 게 너무 많아졌다. 회사에서 단체로 들어주는 실비가 있어서 따로 안 해도 된다고는 하는데, 이게 정말 충분한 건지 매번 불안하다. 남들은 이것저것 다 따져보고 상담도 잘 받던데 나는 왜 이렇게 귀찮은 건지 모르겠다. 어차피 아프면 돈 나가는 건 매한가지인데 말이다.
여전히 남는 약간의 찜찜함
진료를 다 보고 나오는데도 뭔가 시원하지가 않았다. 선생님이 하신 말씀은 기억나는데, 내가 원래 물어보려던 질문 세 개 중에 하나는 까먹고 그냥 나왔다. 다시 들어가서 물어보기에는 이미 다음 환자가 진료실로 들어가는 게 보였고, 간호사분들도 바빠 보여서 차마 붙잡을 수가 없었다. 상담 자료나 교육 자료 같은 게 잘 되어 있으면 뭐 하나, 정작 내 궁금증은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야 뒤늦게 떠오르는걸. 다음번에는 꼭 메모장에 적어가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또 다음에 병원에 가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프지 않고 병원 갈 일 없는 게 최고라는 말이 진짜 맞는 거 같다.

진료받으면서도 답답한 마음이 계속 올라오는 것 같아요. 특히 기다리면서 보건소 홍보물만 보니까 더 혼란스러웠겠네요.
검색창에 계속 접속하는 게 오히려 더 답답하더라고요. 진료받고 나서도 정보에 갇히는 느낌이 계속 드네요.
정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러운데, 실비 보험 비교할 때 특히 그런 것 같아요. 혹시 보장 범위 확인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쓴 적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