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왜 거울을 보다가 신경이 쓰였는지
사실 평소에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았다. 목 앞쪽이 뭔가 볼록해 보이는 느낌이 든 건 지난달부터였다. 처음엔 그냥 살이 찐 건가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퇴근하고 거울을 볼 때마다 자꾸 눈에 밟혔다. 검색창에 ‘갑상선 결절 크기’를 쳐보면서부터는 왠지 목이 더 붓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들더라. 결국 주말에 시간을 내서 집 근처 강남소화기내과 겸 검진 센터를 찾았다. 예약도 없이 무작정 갔더니 대기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다. 거의 1시간 넘게 대기실 의자에 앉아 멍하니 천장만 봤던 것 같다.
초음파 기계가 닿던 차가운 느낌과 정적
진료실에 들어가서 목을 만져보시더니 바로 초음파를 보자고 하셨다. 어두운 방에서 젤을 바르고 기계가 목을 훑고 지나가는데, 왠지 모르게 긴장돼서 침을 계속 삼켰다. 의사 선생님이 화면을 한참 들여다보시는데 그 짧은 정적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혹이 있네요, 크기는 0.5cm 정도고 모양은 나쁘지 않아요’라고 하셨는데, 사실 그 뒤에 하신 말씀은 거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머릿속엔 ‘혹’이라는 글자만 둥둥 떠다녔다. 3개월 뒤에 다시 보자고 하셨는데, 이게 칭찬인지 걱정해야 할 상황인지 구분이 안 가서 일단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5만원의 대가와 남겨진 찝찝함
초음파 검사 비용으로 대략 5만 원 정도를 냈다. 솔직히 병원비가 비싼 건지 싼 건지 비교할 생각도 안 했다. 그냥 검사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했으니까. 나오는 길에 약국에 들러서 비타민이나 뭐라도 사 먹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말았다. 괜히 내 몸이 어디가 고장 난 건 아닐까, 혹시 갑상선 저하증 증상 같은 게 나한테도 나타나고 있는 건 아닐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심장초음파 검사도 받아봐야 하나 싶어서 슬쩍 물어봤더니, 그건 굳이 지금 안 해도 된다고 하시더라. 괜히 오버했나 싶기도 하고.
집에 돌아와서 겪은 소소한 불편함
병원에서 나오니 오후 3시가 넘었다. 점심도 거르고 검사를 받아서 그런지 속이 좀 쓰렸다. 강남이라 그런지 밥값도 꽤 비싸서 대충 김밥 한 줄 사 먹고 집에 들어왔다. 목에 발랐던 젤을 제대로 안 닦았는지 옷깃에 묻어있어서 괜히 짜증이 났다. 다시 거울 앞에서 목을 만져보는데, 병원 다녀오기 전보다 더 튀어나와 보이는 건 순전히 내 기분 탓이겠지. 3개월 뒤에 오라고 하셨지만, 그때까지 어떻게 신경을 안 쓰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지근한 걱정
결국 명확하게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다. 암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벽하게 정상도 아닌 상태. 의사 선생님은 웃으면서 가라고 하셨지만, 나는 왜 여전히 찝찝한지 모르겠다. 며칠 전부터는 가슴 멍울이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가슴 쪽도 만져보게 된다. 건강 염려증이 생긴 건지 아니면 그냥 나이가 들어서 몸이 여기저기 삐걱거리는 건지. 3개월 뒤에 다시 병원 문을 열고 들어갈 때도 지금처럼 긴장하고 있을 것 같다. 그땐 오늘보다 조금 더 덤덤할 수 있을까.

초음파 영상 보면서 젤 묻었을 때 어떻게 청소하는지 궁금했었어요. 솔직히 좀 긴장되더라구요.
저도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기면 불안한 마음이 너무 커요. 3개월 뒤에 다시 검사받는 동안 어떻게 지내야 할지 걱정되네요.
초음파 기계가 닿을 때의 차가운 느낌이 계속 생각나네요. 0.5cm 크기라고 하셨지만, 그 작은 혹 때문에 계속 걱정되는 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초음파 영상 보면서 젤 묻은 거 생각하니 더 불안했네요. 특히 목 주변 젤 닦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