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가던 정형외과에서 갑자기 안내받은 실손보험 적용 기준의 변화
가끔씩 목이랑 어깨가 뻐근하다 못해 두통까지 오면 동네 정형외과를 찾곤 했다. 대단한 치료를 바란다기보다는 물리치료 좀 받고 도수치료 몇 번 받으면 뭉친 게 그나마 좀 풀리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얼마 전에 공덕역 4번 출구 쪽에 있는 단골 정형외과에 가니까 데스크 앞에 전에는 보지 못했던 복잡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대충 읽어보니 도수치료랑 체외충격파 실손보험 청구 기준이 까다로워졌다는 내용이었다. 안 그래도 요즘 뉴스에서 실비 혜택 줄어든다는 소리를 흘려듣긴 했는데, 막상 내 지갑에서 나갈 돈이랑 직결된다고 하니까 덜컥 겁이 났다. 데스크 직원분도 바쁜지 말투가 다소 기계적이었다. 이전처럼 무작정 여러 번 받으면 나중에 보험사에서 지급 거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경고조의 안내를 듣고 나니 갑자기 치료를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시작되었다. 솔직히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게 과잉진료고 어떤 게 필수 치료인지 명확히 알 길이 없는데, 이런 행정적인 리스크를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공덕역 근처 병원 대기실에서 혼자 머리를 굴리며 고민했던 순간들
예약을 하고 갔는데도 그날따라 대기 환자가 많아서 40분 넘게 대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도수치료 실비 개정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봤지만, 광고성 글이나 무슨 법률 상담 같은 복잡한 글만 수두룩하고 정작 내가 지금 치료를 받으면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명확히 알려주는 곳은 없었다. 안내문에는 연 15회 이내로 횟수가 제한될 수 있다는 식으로 적혀 있었고, 회당 비용도 병원마다 천차만별이었다. 내가 다니는 곳은 도수치료 40분에 대략 12만 원 선이었는데, 이게 보험 적용이 다 안 되면 생돈을 날리는 셈이었다. 옆에 앉아 계신 할머니 한 분도 접수처에 “지난달엔 실비 나왔는데 이번엔 왜 안 된다고 하냐”며 실갱이를 벌이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니까 더 불안해졌다. 병원 측에서는 보험사 규정이 바뀐 거라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이런 소소한 실갱이가 대기실의 공기를 더 무겁게 만들었고, 나 역시 순서가 다가올수록 마음이 편치 않았다.
대학병원과 동네 의원 사이에서 조율하기 까다로웠던 치료 횟수
사실 예전에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갔을 때도 비슷한 재활 치료를 권유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대학병원이라 그런지 예약 잡기도 너무 힘들고 대기 시간도 기본이 한 시간 반이라 포기했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일단 오가는 시간 자체가 직장인에게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반면에 동네 정형외과는 접근성은 좋지만 이런 보험 관련 규정 변화에 대해 세밀하게 케어해주지 않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학병원 같은 곳은 오히려 시스템이 명확해서 삭감 기준에 맞춰 진단서를 꼼꼼하게 떼어준다고 하던데, 작은 의원들은 원장님 재량이나 차트 기록 방식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도수치료를 연 15회까지만 기본으로 인정해주고 그 이상은 객관적인 호전 지표가 있어야 한다는데, 그 ‘호전 지표’라는 걸 동네 의원에서 얼마나 성의 있게 작성해 줄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진료실에 들어가서 원장님께 슬쩍 여쭤봤더니 “우리가 서류는 써드리지만 지급은 보험사 마음이라 확답은 못 드린다”는 지극히 상식적이면서도 맥빠지는 대답만 돌아왔다.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으면서 느낀 비용 대비 효과의 불확실함
이날은 결국 도수치료와 함께 체외충격파 치료도 같이 받기에 이르렀다. 어깨 석회성 건염기가 살짝 있다고 해서 충격파가 효과가 있을 거라고 했다. 체외충격파는 회당 비용이 8만 원 정도 추가되는데, 10분 남짓한 치료 시간 치고는 금액이 꽤 무거웠다. 탕탕탕 때리는 기계음과 함께 뼈를 때리는 듯한 찌릿한 통증이 밀려왔다. 물리치료사 분은 “아파야 치료가 되는 것”이라며 강도를 조절해 주었지만, 통증을 참아내면서도 머릿속으로는 계속 ‘이 비싼 돈을 내고 정말 나아지는 게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예전에 받았던 물리치료나 그냥 찜질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즉각적인 피드백이 오지 않으니 더 그랬다. 치료가 끝나고 수납처에서 결제한 금액은 총 20만 원이 훌쩍 넘었다. 예전 같으면 실비 청구해서 90%는 돌려받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겠지만, 이제는 서류 봉투를 받아들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찝찝함이 가시지 않았다. 영수증과 진료비 세부내역서, 그리고 혹시 몰라 처방전까지 야무지게 챙겼지만 참 번거롭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결국 실비 청구를 서류 뭉치로 접수하고 돌아오는 길의 찜찜함
집에 돌아와 보험사 어플을 켜고 서류 사진을 찍어 청구를 접수했다. 요즘엔 세상이 좋아져서 휴대폰으로 몇 번 누르면 된다지만, 규정이 바뀐 뒤라 그런지 심사 기간이 예전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는 알림톡이 왔다. 보통은 다음 날이면 입금되었는데 사흘이 지나도 ‘심사 중’이라는 글자만 떠 있었다. 혹시나 추가 서류를 요구하거나 전화가 와서 꼬치꼬치 캐물을까 봐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20만 원이라는 돈이 큰돈이라면 크고 작은 돈이라면 작은 돈이지만, 내 피 같은 월급에서 나간 돈이라 그런지 자꾸 신경이 곤두섰다. 결국 일주일쯤 지나서야 일부 금액이 감액된 채로 입금되었다. 지급 사유를 보니 비급여 항목 중 일부가 기준 초과라며 삭감되었다는 설명이 길게 적혀 있었다. 전화를 해서 따질까 하다가도 그 복잡한 약관과 씨름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서 그냥 관두기로 했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간 건데 치료 외적인 서류 작업과 비용 문제로 스트레스를 더 받는 기분이다. 다음에 또 어깨가 아프면 그냥 파스나 붙이고 버텨야 하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실비 청구 과정이 너무 번거로워서, 혹시 다른 병원은 좀 더 쉽게 진행되는지 알아봐야겠어요.
체외충격파 비용 때문에 왠지 마음이 복잡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