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앱을 켜기 전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요즘 병원들은 무슨 앱을 이렇게 많이 쓰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그냥 동네 병원 가서 접수처에 이름 적고 멀뚱히 앉아 있으면 됐는데, 요즘은 큰 병원 갈 일이 생기면 무조건 뭔가를 미리 깔아야 한다. 이번에 가야 할 곳도 닥터나우 같은 원스톱 서비스가 익숙해진 세상이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당연히 앱부터 뒤적거렸다. 근데 막상 설치하고 회원가입까지 끝냈는데, 내가 원하는 과목은 예약 버튼이 아예 안 눌리거나 이미 마감되었다는 메시지만 떴다. 이게 맞나 싶어서 다시 메인 화면으로 돌아가기를 수십 번 반복했다. 5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예약이 벌써 30분째 이어지고 있으니 슬슬 짜증이 올라왔다.
의료통역 앱을 보며 든 묘한 생각
검색하다가 강남성심병원에서 운영한다는 ‘벤토’라는 앱 기사를 봤다. 외국인 환자를 위해 1대1로 의료 통역을 매칭해주는 시스템이라는데, 이게 참 좋아 보이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했다. 우리 같은 내국인은 그냥 무작정 기다리거나 전화기를 붙잡고 상담원 연결될 때까지 음악만 듣고 있는데, 이렇게 특화된 시스템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사람 손이 필요한 부분은 분명히 존재하나 보다. 나도 병원 가서 접수부터 검사까지 누가 옆에서 다 챙겨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했다. 사실 앱이 편해졌다고는 하지만, 결국 병원 문턱은 여전히 높게만 느껴진다.
진료 기록 효율화라는 말의 무게
뉴스에서 본 인투벳GE 같은 AI 음성 차팅 기술 이야기를 보니 세상이 변하긴 변하는 것 같다. 의사 선생님이 타이핑하는 수고를 덜어준다는 건데, 생각해보면 그만큼 진료 현장이 바쁘다는 소리겠지. 예전에 치과 치료받고 마취가 4일이나 안 풀려서 고생했을 때, 병원 게시판에 마구 질문 올리고 댓글 확인하느라 밤잠 설쳤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병원 예약 잡는 것 자체가 전쟁이었는데, 지금은 앱으로 누르면 된다고 하지만 막상 내가 필요한 시간에 예약이 비어있는 경우는 드물다. 효율이라는 단어는 참 좋은데, 그 효율이 내 진료 시간까지 제대로 닿고 있는 건지 가끔은 의문이 든다.
결국 전화기를 다시 들었다
앱으로 씨름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 결국 전화를 걸었다. 이게 제일 빠르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스마트한 방법이 있을 거라 착각했다. 병원 안내 데스크 직원은 앱 예약이 몰려서 지금 전화 예약이 더 확실하다고 덤덤하게 말해주었다. 그래, 상담료 몇 천 원 아끼려고 앱 붙잡고 있었는데 그냥 처음부터 전화할 걸 그랬나 보다. 예약 시간은 2주 뒤 오후 3시로 잡혔다. 주차 공간이 좁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안내를 들으며 전화를 끊었다. 병원 한 번 가는 게 무슨 거창한 프로젝트도 아닌데, 예약 잡고 나니 벌써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다. 2주 뒤에 가서도 또 한참 기다려야 하겠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병원 대기실의 그 정적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앱이 너무 복잡해서 오히려 시간을 더 오래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벤토 앱의 기능은 좋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개선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앱을 믿고 시도하는 것보다, 오히려 안내 데스크의 경험이 더 정확한 것 같네요. 2주 뒤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상황이라니, 예상 밖의 일이 많아서 조금 답답하네요.
앱을 사용하니 오히려 더 복잡해지는 느낌이에요. 특히 예약이 안 되면 짜증이 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