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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119 대신 사설 구급차를 알아봐야 했던 날

한밤중에 구급차를 찾아 헤매던 밤

새벽 2시쯤이었을까. 아버지가 갑자기 호흡이 불안정해지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평소 다니던 안산의 작은 병원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고, 119를 부를까 하다가도 괜히 응급실에 갔다가 응급실 대기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낼까 봐 덜컥 겁이 났다. 119 구급대원분들이 친절하신 건 알지만, 상황이 애매하면 결국 가까운 응급실로만 가야 한다는 게 머릿속을 스쳤다. 그래서 결국 지인에게 물어물어 사설 구급차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솔직히 그때는 가격이 얼마인지, 어디서 오는 건지 따질 겨를도 없었다. 그냥 지금 당장 환자를 태우고 큰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을 뿐이다. 안산 쪽에 있는 사설 구급차 업체 몇 군데에 전화를 돌렸는데, 새벽이라 그런지 연결이 안 되는 곳도 있었고 연결이 돼도 비용이 생각보다 높아서 당황스러웠다.

생각보다 높았던 비용과 현실적인 고민

결국 연결된 한 업체와 통화를 했는데, 기본 요금부터가 생각보다 비쌌다. 대략적으로 거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응급구조사가 탑승하는 조건으로 20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를 먼저 이야기하더라. 야간 할증이나 상황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생각하면 꽤 큰돈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버지가 인공호흡기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런 비용을 꼼꼼히 따질 여유가 없었다. 나중에 정신이 좀 들고 나서야 이 비용이 적정한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누구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다. 119는 무료인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사설 구급차는 환자가 원하는 병원으로 바로 이송해준다는 점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하게 되는 게 현실이었다.

응급구조사가 탑승했다는 것만으로 느낀 위안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젊은 응급구조사 두 분이 내려서 환자 상태를 체크하는데 그제야 안도감이 조금 들었다. 일반 택시나 자가용으로 이동했다면 병원 입구에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굴렀을 텐데, 그래도 사설 구급차는 병원 이송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 그런지 환자를 다루는 태도가 달랐다. 이동하는 4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차 안에서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주는데, 그때 인공호흡기 관리나 산소 수치를 확인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내가 만약 직접 운전해서 갔다면 얼마나 끔찍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엠뷸런스라는 게 사실 환자를 옮기는 단순한 차량인 줄로만 알았는데, 막상 닥쳐보니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응급처치의 유무가 환자에게는 정말 크다는 걸 실감했다.

도착 후의 막막함과 남은 숙제

서울의 대형 병원 응급실 앞에 도착했지만, 구급차에서 내린다고 해서 바로 진료가 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구급차 대원은 여기까지가 자기들의 역할이라며 환자를 인계해주고는 쿨하게 떠났다. 오히려 그때부터 진짜 전쟁이 시작됐다. 응급실 앞은 이미 환자들로 가득했고, 접수부터 대기까지 꼬박 몇 시간을 보냈다. 구급차 비용은 비용대로 지불하고, 병원에서의 대기는 대기대로 고생하고 나니 내가 왜 이렇게까지 고생을 했나 하는 허무함이 밀려왔다. 돈은 돈대로 나가고 몸은 지치고, 결과적으로는 적절한 치료를 받긴 했지만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또 이런 상황이 오면 어떡하겠냐고 묻는다면, 사실 딱히 좋은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사설 구급차 말고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119를 부르는 게 항상 정답인 것도 아니니까.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

며칠이 지나고 상황이 좀 정리된 뒤에 영수증을 보면서 괜히 씁쓸했다. 누군가는 이런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당연한 비용이라고 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 금액이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날 밤 내가 구급차를 부르기 전에 했던 고민들이나, 지금 느끼는 이 미묘한 불편함은 어쩌면 우리나라 응급 의료 체계가 가진 어쩔 수 없는 한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조금 더 침착하게 대처했다면 비용을 줄일 수 있었을까, 아니면 더 좋은 병원을 찾을 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날 밤의 기억은 여전히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찝찝함만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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