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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남기는 병원 기록이 가끔은 낯설게 느껴질 때

병원만 가면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 보인다

최근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어지럼증 때문에 병원을 몇 군데 다녔다.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며칠이 지나도 핑 도는 느낌이 가시질 않으니 덜컥 겁이 났다. 동네 병원을 갔다가 대학병원까지 가게 됐는데, 병원마다 진료 절차나 시스템이 제각각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디는 키오스크에서 번호표를 뽑으라 하고, 어디는 수납처 옆에 있는 기계에서 먼저 문진표를 작성하라고 한다. 그 와중에 내 의료기기 기록이나 예전에 했던 검사 데이터가 통합적으로 관리되는 건지, 아니면 내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서류를 떼어다 줘야 하는 건지 헷갈렸다. 의료기기통합정보시스템이라는 말이 들리긴 하던데, 막상 환자인 나한테는 그게 크게 체감되지는 않았다.

5G나 스마트 팩토리 이야기가 왜 병원에서도 들릴까

대기실에서 멍하니 있다가 병원 홍보 영상을 봤는데, 요즘은 의료기기나 병원 정보 시스템에도 인공지능이나 5G 특화망 같은 기술이 들어간다는 내용이 나왔다. 예전에는 그냥 의사 선생님이 차트를 보고 진단하는 게 전부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통합해서 환자를 모니터링한다고 한다. GE헬스케어 같은 곳들이 병원 시스템이랑 손을 잡고 뭔가 거창한 걸 만드는 모양이다. 그런데 사실 환자 입장에선 그런 기술적인 것보다 그냥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의사 선생님이 내 차트를 제대로 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데이터가 아무리 빨리 연동되어도 결국 그걸 해석하는 건 사람의 몫일 테니까 말이다.

의료기기 영업 사원들을 보며 느낀 묘한 기분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복도에 서 있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게 됐다. 유난히 깔끔한 정장을 입고 가방을 멘 분들이 많이 보였는데, 아마 의료기기 영업을 하시는 분들 같았다. 예전에는 그냥 병원 물건 납품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요즘은 이런 전문적인 기기들을 설명하고 관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닐 것 같다. 의료기기허가나 공급내역보고 같은 복잡한 행정 절차도 뒤따를 테고, 병원마다 원하는 데이터 형식도 다를 텐데 말이다. 사실 환자인 내가 이런 걸 왜 이렇게까지 자세히 생각하나 싶기도 하지만, 병원 안에서의 모든 과정이 다 누군가의 ‘관리’ 속에 있다는 게 가끔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결과값이 나오기까지의 막막함

결국 정밀 검사를 받기 위해 예약을 잡고 돌아왔다. 검사 비용이 대략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 나올 거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다. 5G나 최첨단 기술이 들어갔다고 하니 기계값도 만만치 않을 것 같긴 하다. 검사를 받고 나서도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 며칠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시스템이 아무리 빨라졌다고 해도 환자가 느끼는 대기 시간은 여전히 길고 지루하다. 스마트 팩토리나 제조 현장의 공정 관리 같은 기술 용어들이 의료 현장에서도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나는 여전히 내 몸이 왜 이렇게 어지러운지 그 이유를 모르는 채로 며칠을 더 보내야 한다.

기술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부분들

진료실에 들어가서 의사 선생님께 증상을 다시 설명할 때, 혹시 이 데이터들이 다른 병원 기록이랑 겹쳐서 오류가 나지는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들었다. 디지털 헬스케어 환경이 좋아져서 내 검사 기록이 여기저기 전송된다고는 하지만, 가끔은 그 데이터 속에 나라는 사람은 없고 그냥 수치만 남는 게 아닐까 싶다. 어지럼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의료기관을 거쳐 가는 과정 자체가 이미 꽤 피곤한 일이다. 병원 시스템이 아무리 고도화되어도, 환자가 느끼는 막연한 불안함까지는 기술이 다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 같다. 다음 주에 결과를 들으러 가야 하는데, 여전히 증상은 오락가락한다. 그냥 별일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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