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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사설 특수구급차를 불러서 대구의 정신병원으로 향했던 날의 기록

119를 부를 수 없어서 사설 특수구급차를 알아봐야 했던 상황

가족 중에 누군가 갑자기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인 불안 증세를 보이면, 보통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119다. 나도 처음엔 당연히 119에 전화하면 다 해결해 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니 수화기 너머의 소방관 분은 곤란한 기색을 내비쳤다. 환자 본인이 자해나 타해의 명확하고 급박한 위험이 현장에서 대원들에 의해 직접 확인되지 않거나, 이송에 스스로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로 태울 수 없다는 법적인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결국 사설로 운영되는 특수구급차를 알아봐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고, 머릿속이 하얘진 상태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광고가 가득한 모바일 화면 속에서 진짜 지금 당장 올 수 있는 업체를 찾는 것부터가 엄청난 일이었다.

일반 구급차와 특수구급차가 비용과 용도면에서 어떻게 다른지

정신과 이송이나 사설 이송을 알아볼 때 가장 헷갈리는 게 일반구급차와 특수구급차의 차이였다. 보통 일반구급차는 초록색 띠가 둘러져 있고 가벼운 환자 이송용이라 정신과 환자처럼 거부 반응이 심한 이송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반면 빨간색 띠가 있는 특수구급차는 내부에 응급장비도 더 제대로 갖춰져 있고 응급구조사가 동승해서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당연히 비용 차이도 컸다. 우리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집에서 남구에 있는 병원까지 이동해야 했는데, 밤늦은 시간이라 야간 할증까지 붙었다. 기본요금 75,000원에 거리 요금과 야간 할증이 붙어서 최종적으로 18만 원 정도를 지불해야 했다. 119처럼 무상으로 이용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가 막상 돈을 지불하려니 꽤 크게 느껴졌지만, 그 상황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었다.

대구 수성구에서 병원까지 이동하며 겪은 생각보다 복잡한 절차들

구급차를 부르고 나서 대기하는 시간이 정말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마침 대구 시내에 돌고 있는 차량이 다 차 있어서 우리 집까지 오는 데만 1시간 반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환자는 방 안에서 문을 잠그고 웅얼거리고 있었고, 우리는 거실에서 숨죽인 채 시계만 바라봤다. 마침내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건장한 남성 요원 두 분이 들어오셨다. 영화처럼 난폭하게 환자를 제압하는 건 아니었지만, 특유의 단호하고 압도적인 분위기로 환자를 설득해서 차에 태웠다.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렇게 수성구 골목길을 빠져나가 대구 남구의 한 정신병원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정신과 개방병동 입원을 진행하면서 마주한 병원 행정의 현실

우리는 처음엔 조금이라도 환자가 덜 답답해할 것 같은 정신과 개방병동 입원을 원했다. 폐쇄병동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해서 접수를 하고 대기하는 동안 들은 설명은 달랐다. 개방병동은 환자 본인의 입원 의지가 확고하고 자발적인 치료 동기가 있을 때만 유지가 가능하며, 현재 환자의 상태처럼 현실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는 탈원이나 돌발 행동의 위험 때문에 개방병동 유지가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보호의무자에 의한 동의 입원 절차를 밟아야 했는데, 서류 서명부터 가족관계증명서 확인까지 거쳐야 할 행정적인 절차가 산더미였다. 밤 12시가 넘은 병원 로비는 차갑고 조용했으며, 소독약 냄새만 가득했다.

상담실에서 마주한 병원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느낀 점들

원무과와 상담실을 오가며 여러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중에는 병원코디네이터처럼 보이는 깔끔한 인상의 직원도 있었고, 간호조무사자격증을 가슴에 달고 바쁘게 차트를 나르는 분들도 있었다. 그분들은 이런 상황이 매일 있는 일상인지 아주 기계적이고 차분하게 우리를 대했다. 우리는 온 가족이 울며 겨자 먹기로 서류를 쓰고 있는데, 한편에서 비용 수납이나 퇴원 규정, 향후 면회 제한 사항을 설명하는 목소리는 너무 평온해서 묘한 괴리감이 느껴졌다. 직업적으로 당연한 태도겠지만, 그 순간에는 그 건조한 친절함이 오히려 마음을 더 쓸쓸하게 만들었다. 나중에 보니 이런 병원코디네이터자격이나 관련 행정 교육을 국비과정으로 배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참 감정 소모가 심한 직업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결국 모든 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남은 찝찝함

환자가 병동 안으로 들어가고 무거운 철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은 후에야 우리는 병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간, 대구 남구의 낯선 골목길에서 간신히 택시를 잡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차창 밖을 보는데 안도감보다는 미안함과 이게 정말 최선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꼬리를 물었다. 18만 원이라는 특수구급차 비용이 아까운 건 아니었지만, 그 긴박했던 순간에 다른 방법은 정말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방병동이 아닌 곳에 남겨두고 온 가족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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