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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갑자기 의료자문을 받아오라고 했을 때의 당혹감

병원에서 갑자기 날아온 보험사의 연락

작년 겨울쯤이었나, 아버지가 경동맥협착 진단을 받으셨다. 사실 평소에 건강하시다고 믿고 살았는데, 갑자기 뇌혈관 쪽 문제라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시술비가 생각보다 꽤 나와서 실비 보험이랑 암 진단비, 그리고 수술비 특약까지 꼼꼼히 챙겨서 보험금을 청구했다. 처음에는 별말 없길래 금방 처리가 될 줄 알았지. 근데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보험사 담당자한테 전화가 왔다. 주치의 진단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기네들이 정한 자문 병원에서 의료자문을 따로 받아와야 심사가 진행된다는 거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이미 대학병원 교수님이 검사 다 해서 소견서까지 써주셨는데, 굳이 보험사가 지정한 병원까지 가서 또 검사를 받으라는 건지, 아니면 서류만 넘겨서 자문을 받아오라는 건지 설명도 모호했다.

의료자문이라는 이름의 벽

보험사 직원은 아주 사무적인 말투로 ‘의료자문 동의’를 계속 요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그 악명 높다는 보험금 지급 거부 수단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내가 검색을 좀 해보니 창원이나 대구 같은 지역에서도 이런 손해사정 문제로 다툼이 많더라. 보험사 입장에선 돈을 안 주려는 수작이라는 글들을 보니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2022년인가 2023년인가, 뉴스에서 유방암 진단받은 환자분이 케모포트 삽입 수술까지 했는데 보험사가 의료자문 운운하면서 돈 안 줬다는 사례를 봤다. 우리 아버지 상황이랑 너무 겹쳐 보여서 밤에 잠이 잘 안 왔다. 내가 이걸 순순히 동의해주면 나중에 보험금이 대폭 깎이거나 아예 거절당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손해사정인을 찾아볼까 고민했던 시간

혼자 해결해보려고 보험 약관도 다시 읽어보고 그랬는데, 문장이 너무 어렵더라. 도대체 ‘자동차보험진료수가기준’이나 ‘심사 절차’ 같은 용어들은 왜 이렇게 난해한지. 주변 지인들한테 물어보니 아예 손해사정인 선임해서 대응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소리도 나왔다. 근데 그분들 수수료도 만만치 않고, 괜히 돈만 더 쓰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망설여졌다. 창원 손해사정 사무소 몇 곳을 검색해보긴 했는데, 전화를 걸 용기가 잘 안 나더라. 그냥 내가 직접 부딪혀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아니면 전문가의 영역인지 감이 안 잡혔다. 이게 참 애매한 게, 보험사 담당자는 빨리 서류에 사인해서 보내라는 식으로 독촉하는데 나는 이게 나중에 독이 될까 봐 멈칫하게 되는 거다.

전공의 부족 사태와 의료 현장의 피로감

병원을 오가면서 느낀 건데, 요즘 의료 현장이 정말 어수선하다. 전공의들이 없어서 그런지 교수님들도 너무 바빠 보이고, 우리가 처방받은 약 하나를 물어보려 해도 한참 기다려야 한다. 보험사에서 요구하는 의료자문이라는 게 사실 의료진들한테도 엄청난 업무 부담일 텐데, 이런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된 자문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싶다.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어쩌고 하는 뉴스를 봤는데, 실상은 그냥 현장의 피로만 더 쌓이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버지 치료가 우선인데, 병원 왔다 갔다 하면서 보험사 서류 챙기는 게 본업보다 더 큰 스트레스가 되어버렸다. 병원 로비에서 대기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보험금을 받아야 하나’ 하는 허탈함이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결국 난 의료자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보험사 직원은 그럼 심사가 무기한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어쩌겠나. 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도장을 찍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지금은 일단 주치의 소견을 좀 더 보강해서 재청구해 보려고 준비 중이다. 이게 맞는 방향인지, 아니면 나중에 더 큰 골치 아픈 일이 생길지는 모르겠다. 사실 확신은 없다. 보험사에서 말하는 ‘상생’이나 ‘정책 관리’ 같은 단어들은 다 딴 나라 이야기 같다. 그저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현실은 매일 매일이 보험사와의 눈치싸움이다. 오늘도 보험사 앱을 켜봤지만, 여전히 ‘심사 중’이라는 글자만 떠 있다. 이 상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니면 또 갑자기 자문 요구 전화가 올지 알 수 없는 불안함 속에서 그냥 하루를 보낸다.

“보험사가 갑자기 의료자문을 받아오라고 했을 때의 당혹감”에 대한 3개의 생각

  1. 유방암 환자분 사례처럼, 의료 자문이 단순히 비용 문제로 변질될까 봐 걱정되네요. 아버지 치료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오히려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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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뇌혈관 문제라는 건 정말 예상하기 어려웠네요. 대학병원 교수님 소견서도 있었는데 보험사에서 또 다른 검사를 요구하는 부분에서 더욱 당황스러웠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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