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급하게 번호를 찾던 밤
그날은 정말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지셔서 부산에 있는 병원으로 모셔야 했는데, 일반적인 119 구급차는 응급 상황이 아니면 거절당하기 일쑤라는 말을 예전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났다. 밤 2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당장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아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결국 인터넷에서 사설 구급차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막상 급하니까 평소에 보이지도 않던 광고 문구들이 왜 이렇게 눈에 띄던지. 검색 결과가 수십 개가 쏟아지는데 어디가 믿을 만한 곳인지 판단할 겨를도 없었다. 그냥 제일 먼저 전화가 연결되는 곳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의 건조한 목소리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상담원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아주 담담했다. 이런 상황이 그들에게는 매일 겪는 일상이겠지만, 나한테는 정말 피가 마르는 순간이었다. 위치를 대충 말하고 어디 병원으로 가야 하는지 설명하는데, 가격이 얼마인지 묻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대략적인 요금은 기본 거리와 지역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나중에 결제할 때 보니 대략 20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였던 것 같은데, 이게 정확한 정찰제인지 아니면 부르는 게 값인지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당시에는 당장 이동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구급차 내부에서 느꼈던 묘한 공기
약속한 시간에 맞춰 도착한 특수구급차는 생각보다 덩치가 컸다. 차 안으로 아버지를 옮겨 태우고 나니 공간이 생각보다 비좁고 묘하게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구급대원분들은 숙련된 손길로 장비를 챙겼는데, 중간중간 삐- 삐- 하고 울리는 기계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던지. 창밖으로 보이는 가로등 불빛이 구급차 안으로 슥슥 지나가는데, 내가 지금 올바른 선택을 한 건지 아니면 더 큰 문제를 만드는 건 아닌지 문득 겁이 났다. 예전에 중고 캠핑카를 구경하러 갔을 때 느꼈던 그 특유의 인위적인 공간감과 비슷하면서도, 생사가 오가는 공간이라는 사실 때문에 무게감이 완전히 다르게 다가왔다.
병원에 도착하고 나서의 허무함
병원에 도착해서 응급실 앞까지 모시고 들어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다행히 아버지는 안정되셨지만, 구급대원분들은 미련 없이 다시 차를 돌려 떠났다. 차가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한참 동안 병원 주차장에 서 있었다.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았으니 당연히 끝난 건데, 왜 그렇게 마음 한구석이 찝찝했는지 모르겠다. 차 안에서 흘린 땀 때문인지, 아니면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서 정신이 없었던 탓인지 지금도 그때의 기억은 아주 흐릿한 영상처럼 남아 있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들
그날 이후로 가끔씩 뉴스에서 구급차 관련 사고나 요금 시비 같은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채널을 돌리게 된다. 내가 이용했던 그 업체가 정말 적정 요금을 받은 건지, 아니면 더 합리적인 방법이 있었던 건지 여전히 확실히 모른다. 행정입원이나 강제 입원 같은 무거운 단어들을 뉴스로 접할 때마다, 내가 그때 겪었던 그 긴박했던 새벽이 떠오르며 가슴 한편이 서늘해지곤 한다. 사실 살면서 이런 경험은 다신 안 하는 게 제일 좋은 거겠지. 그래도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조금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똑같이 허둥지둥 전화를 돌리고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119도 거절받는 상황에 사설 구급차를 알아보는 건 정말 답답하네요. 특히 밤에는 대중교통도 쉽지 않고요.
밤 2시 넘어서 사설 구급차를 알아보는 게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알 것 같아요. 마치 제가 비슷한 경험을 한 것 같아서 마음이 쓰이네요.
차 안에서 땀 때문에 더 답답했을 것 같아요. 그때의 혼란스러움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