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예약 버튼 누르기까지 걸리는 시간
요즘은 웬만한 동네 병원들도 다들 앱으로 예약을 받는다. 나도 처음엔 이게 정말 신세계라고 생각했다. 굳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병원 앞에 줄 서지 않아도 되고, 집에서 느긋하게 차 한잔하면서 내 순서가 다가오길 기다리면 되니까. 그런데 막상 며칠 써보니 이게 생각보다 복잡하다. 예약 시스템이 병원마다 다 제각각이다. 어떤 곳은 ‘똑닥’을 쓰고, 어떤 곳은 자체 앱을 쓰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곳은 네이버 플레이스에서만 예약을 받는다. 병원 하나 가려고 앱 세 개를 깔아야 하는 상황이 오니 그냥 예전처럼 무작정 찾아가는 게 마음 편할 때가 많다.
대기 시간은 여전히 예측 불가능
한번은 정말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집 근처 내과를 앱으로 예약했다. 내 앞에 15명이 대기 중이라고 떠서 적당히 시간 맞춰 나갔는데, 막상 가니까 내 대기 순서가 갑자기 훌쩍 지나가 버린 거다. 병원에서는 내가 늦어서 순서가 밀렸다고 하는데, 앱상으로는 아직 내 차례가 멀었던 것 같아서 조금 억울했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하려고 서둘렀던 게 오히려 독이 된 건지, 아니면 시스템 오류인지 알 길은 없다. 그냥 병원 의자에 멍하니 앉아서 40분 정도를 더 기다렸다. 예약은 도대체 누굴 위한 건가 싶었다.
비대면 진료가 생각보다 까다롭더라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섬 지역에서는 비대면으로 진료를 보고 처방전까지 받아서 약을 택배로 보낸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 세상 좋아졌구나 싶으면서도, 내가 막상 비대면 진료를 받으려고 하니 조건이 너무 까다로웠다. 일단 내가 가려는 병원이 그 시간대에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게 일이다. 가격도 상황에 따라 다른데, 보통 기본 진료비는 만 원에서 2만 원 사이로 잡고 움직여야 한다. 병원에 전화해서 물어보면 ‘지금은 바빠서 힘들어요’라는 답변을 듣기 일쑤다. 그냥 몸이 조금 힘들어도 직접 가서 얼굴 보고 진료받는 게 진료비도 확실하고 마음도 편하다.
진료과가 달라지면 꼬이는 예약 일정
얼마 전에 교통사고 이후로 후유증 때문에 두 군데 병원을 동시에 다니게 된 적이 있다. 이게 참 골치 아픈 게, 한쪽 병원에서 받은 처방이 다른 병원과 중복되면 안 된다고 한다. 두 병원 간의 예약 일정을 내가 일일이 수기로 적어가며 관리해야 했다. 혹시라도 날짜가 겹치거나 같은 부위에 중복 처치가 들어가면 보험 쪽에서 문제가 생긴다고 하니, 예약 자체를 하나의 퍼즐 맞추기처럼 해야 했다. 변호사님 조언대로라면 예약을 조정하는 게 중요하다는데, 일반 환자가 매번 병원 두 곳의 일정을 조율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결국은 사람 마음대로 안 되는 것들
요즘 반려동물 헬스케어 앱이나 AI가 예약까지 알아서 해준다는 광고를 많이 본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내가 아픈 타이밍을 AI가 정확히 맞추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어제는 앱으로 예약해놓고도 정작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취소하려고 하니 취소 버튼이 안 눌려서 결국 전화까지 했다. 진료비 5천 원, 만 원 아끼고 시간 절약해보겠다고 앱을 붙잡고 있는 내 모습이 가끔은 좀 서글프다. 디지털 시대라는데 왜 병원 문턱은 더 높게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다음번엔 그냥 동네 병원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서 번호표 뽑고 기다리는 게 제일 속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디지털이 편할 때도 있지만, 가끔은 그냥 아날로그가 그립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예약 확인 시 처방명도 같이 확인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걸 신경 쓰는 것 자체가 너무 번거로웠어요.
나도 비슷한 경험 한 적 있는데, 앱으로 예약해도 실제 대기 시간은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 같아요.
‘똑닥’ 쓰다가 ‘네이버 플레이스’ 쓰다가, 결국 전화하는 게 제일 빠를 때 있네요. 저도 그래요.
앱으로 예약하는 게 그렇게 효율적이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그냥 번호표 뽑고 기다리는 게 오히려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