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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병원 예약 한번 하려다 하루 다 보낸 날

아침부터 시작된 전화기 붙잡기 전쟁

며칠 전부터 속이 영 불편해서 결국 큰맘 먹고 대학병원에 가기로 했다. 동네 병원에서 의뢰서까지 받아왔으니 이제 예약만 하면 끝날 줄 알았지. 근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아침 8시 30분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콜센터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첫 번째 시도에는 당연히 연결음만 길게 나오다가 ‘상담원이 모두 통화 중’이라는 멘트만 듣고 끊겼다. 그냥 다시 걸면 되겠지 싶었는데 그게 30분이 넘어가니까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왜 이렇게 예약 잡는 게 아날로그 방식인지 이해가 안 가면서도, 내가 그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 매달려 있다는 게 좀 허탈하기도 했다.

앱이랑 카톡 채널은 왜 이렇게 어려운지

전화가 너무 안 받길래 병원 홈페이지를 뒤져봤다. 요즘은 다들 앱으로 한다길래 ‘케어챗’인지 뭔지 하는 카카오톡 채널도 들어가 봤다. 근데 막상 들어가니 어디서부터 뭘 눌러야 할지 막막했다. 상담원 채팅 연결을 눌렀는데 대기 인원이 50명이 넘는다. 그냥 전화가 빠를 것 같아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러다가 문득 예전에 다른 종합병원은 앱으로 날짜 선택해서 바로 예약했던 기억이 났다. 여기는 왜 이렇게 체계가 다른지 모르겠다. 결국 1시간을 꼬박 투자해서 겨우 연결이 됐다. 상담원분은 친절했지만, 내가 원하는 시간대는 이미 3주 뒤까지 꽉 차 있단다. 4만 원 정도 하는 진료비 예치금 이야기도 하길래 그냥 일단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3주라는 시간의 애매함

예약을 잡아놓고 나니 기분이 묘했다. 지금 당장 아픈 건데 3주 뒤에 오라니. 물론 중증 환자분들이 워낙 많을 테니 이해는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당장 내일이라도 가서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크니까. 예약 날짜를 달력에 적어두고 보니 왠지 숙제를 하나 받은 기분이다. 집 근처 2차 병원으로 갈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거기는 진료비가 좀 더 싸려나, 아니면 그냥 검사 장비가 달라서 큰 곳으로 온 건데 괜히 고생만 하는 건 아닌지 싶기도 하고. 왔다 갔다 하는 차비랑 시간 따지면 이게 맞는 건지 아직도 확신이 안 선다.

진료 예약 시스템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

요즘은 반려동물 캠핑장 예약도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에서 클릭 몇 번이면 되는데, 사람 진료 예약은 왜 이렇게 파편화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어디는 앱이고 어디는 전화고, 어떤 곳은 카톡 채널을 쓰고. 나이 드신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예약을 하시는 걸까. 오늘 한 2시간 동안 씨름하면서 느낀 건데, 건강할 때 미리미리 챙겨야 한다는 말은 틀린 게 없다. 아파서 병원 가려는데 예약하는 것부터 장벽이 높으니까. 예약 하나 잡았을 뿐인데 기운이 다 빠져서 오늘 오후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들

사실 진료비가 구체적으로 얼마가 나올지는 아직도 모른다. 상담원이 대략적인 범위는 말해줬는데, 추가 검사를 하면 더 나온다고 했다. 병원비라는 게 미리 알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답답하다. 3주 뒤에 가서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그리고 진료가 끝나면 또 어떤 복잡한 수납 과정을 거쳐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그냥 동네 병원에서 약이나 지어 먹고 참을 걸 그랬나 싶다가도, 왠지 큰 병원에서 제대로 검사받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무튼 예약은 했으니 그때까지 몸 관리나 잘하면서 기다려봐야지. 다녀오고 나면 또 다른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큰 병원 예약 한번 하려다 하루 다 보낸 날”에 대한 2개의 생각

  1. 진료 앱 말고 전화로 예약을 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 같아요. 오랜 시간 기다린 후에도 불구하고, 병원마다 시스템이 다르고 나이가 드신 분들은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점이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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